채권단 지원기피, 자금난, 조업차질 악화 되풀이대우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차질을 빚으면서 대우그룹이 주력계열사의 조업중단과 수출차질, 협력사 연쇄부도 등 최악의 상황에 몰리고 있다.
특히 4일 열린 대우 채권단회의에서 6개 주력계열사에 대한 한도거래여신 확대 등 추가 자금지원이 무산됨에 따라 대우는 당장 내주부터 수출신용장(L/C)개설을 포함한 무역금융, 상업어음할인 등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당수 대우 협력업체들이 어음할인을 받지 못하자 부품공급을 중단, 대우자동차와 대우전자의 공장가동이 중단될 위기다.
대우 구조조정본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자동차의 경우 협력업체가 현금결제나 보증을 요구하며 타이어 등 부품공급을 줄이거나 중단해 10일부터는 전 공장의 조업이 중단될 위기』라며 『다른 주력계열사들의 생산과 영업도 내주중에는 완전 마비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대우는 자동차 전자 중공업 통신 등 주력 계열사의 수출신용장을 당장 개설해야 할 규모가 8억4,000달러이며 L/C개설이 좌절되면 대우 전체적으로 45억달러의 수출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이미 부평 1·2공장의 가동을 주·야간 2교대작업에서 주간 1교대로 축소했으며 군산공장도 하루 11시간작업에서 8시간으로 줄였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외국의 수입부품에 대한 수입신용장 개설을 기피하는 바람에 핵심 도입부품의 공급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때문에 8월중 수출용차량 1만2,000대 선적을 9월 이후로 연기했으며 8월 한달동안에도 부평공장 4,500대 등 총 9,000대의 생산차질을 빚어 매일 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대우전자도 부품재고가 줄면서 다음주부터 TV와 전자레인지 등 생산을 30%이상 축소했으며 구미의 모니터생산공장 8개 라인 중 삼성전관에서 부품을 공급받는 3개 라인은 이미 가동중지 상태다.
대우 관계자는 『L/C개설 기피 등으로 ㈜대우만 해도 15억달러 이상 수출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협력사들의 영업활동에도 숨통이 죄고 있다』며 『대우 의존도가 50% 이상인 2,000여 협력업체가 다음주부터 연쇄부도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은 이에 따라 7일 과천청사 회의실에서 대우협력업체 간담회를 열고 금융기관의 대우발행 어음할인기피 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채권단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대우 사태의 악순환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측은 『채권단의 결정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수출 영업 생산등의 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의 의견이 다시 모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혀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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