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빛낸 발레 스타 갈라」 공연은 한마디로 눈부셨다. 1·2일 저녁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최고 스타들의 열연과 열광하는 관객들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특히 끝순서를 장식한 강수진은 그칠 줄 모르는 갈채와 환호성에 파묻혔다.강수진은 4월 「무용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의 최고 여성무용수로 선정됨으로써 세계 발레여왕의 왕관을 썼다. 아쉬운 것은 그가 이만큼 성장하기까지 조국이 도와준 게 없다는 점이다. 그는 혼자 힘으로 컸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을까. 우리는 그가 유명해진 다음 불렀을 뿐이다. 관객들은 황홀한 표정으로 극장 문을 나오며 한마디씩 했다, 『강수진은 나라가 앞장서서 키워야할 보배2라고.
사실 외국에서 한국인 무용수가 입지를 굳히기란 악전고투라고 한다. 이번 공연에 참가한 마린스키발레단의 유지연은 텃세 심하기로 유명한 이 발레단의 유일한 외국인 단원이다. 바가노바 발레학교 시절 그와 1·2등을 다퉜던 비쉬노바는 이 발레단의 최고 스타가 됐지만 그는 아직 데미솔리스트(솔로 겸 군무 무용수)다. 그가 주역을 따내기까지 갈 길은 멀고 험하다.
모리시타 요코라는 일본 발레리나가 있다. 70~80년대 전설적 무용수 누레예프의 파트너로 활약했던 그는 일본 정부가 정책적으로 키운 스타다. 우리에게는 강수진, 유지연 외에 볼쇼이발레단의 배주윤,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강예나 등이 있다. 치열한 전쟁터나 다름없는 세계 무대에서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그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오미환 문화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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