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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수사] 현대측 '저항'에 검찰 '압박카드'/계열사 수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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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수사] 현대측 '저항'에 검찰 '압박카드'/계열사 수사배

입력
1999.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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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현대전자 외에 강원은행 현대정공 등 현대그룹의 3~4개 다른 계열사의 주가조작 혐의도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검찰은 지난달 강원은행 현대정공 등 3~4개 계열사의 주가 이상동향 자료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넘겨받아 정밀 추적작업을 벌인 결과 이들 계열사가 지난해 6월부터 400여억원을 투입, 자사 주가를 끌어올린 사실을 밝혀냈다.

강원은행의 경우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이 올해초 수십억원을 동원, 강원은행 주식을 집중매입함으로써 지난해 11월초 3,000원대이던 이 은행 주가를 4,700원까지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주가조작 혐의를 포착한 현대 계열사가 현대전자를 포함해 최소 4개로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결코 그룹 전체를 목표로 한 수사가 아니라는 점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강원은행 등에 대한 수사는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실무자들을 소환조사하면서 단서가 포착돼 조사를 벌이게 된 것』이라며 『조사결과 규모도 작은데다 이사, 부장 등 실무자들이 주가관리차원에서 저지른 사건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 사건에 대한 조사는 지난달 이미 끝난데다 정씨 일가와 이익치 현대증권회장과는 관계없이 계열사들이 독자적으로 저지른 사건』이라며 『수사의 본류는 어디까지나 현대전자 주가조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이번 수사가 한달여 철저한 보안속에 은밀히 진행된점으로 미뤄, 수사확대가 현대측을 겨냥한 「압박용」카드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측이 현대전자 주가조작사건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 착수 이후 경제논리를 내세우며 정·관계에 대한 광범위한 로비를 펼치고 검찰 수사를 견제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사가 난항에 부딪힐 것에 대비, 전방위적인 압박공세를 펴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가 현대전자에 이어 그룹 계열사의 잇단 주가조작 행위로 계속 이어질 경우 정씨 일가에 대한 수사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고, 결국은 현대측의 버티기도 무너질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검찰 역시 현대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잇단 조사가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수사행보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이 내주초 현대전자 주가조작사건의 핵심인물인 이익치 현대증권회장을 사법처리하고 강원은행 등 다른 계열사 주가조작사건에 연루된 관련자들은 불구속처리하는 선에서 수사를 종결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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