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입 열면 다 다친다』보리스 옐친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유리 스쿠라토프 전 검찰총장(46)는 러시아 정·관·재계에 「폭풍의 눈」이다. 스쿠라토프는 2일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회견에서 러시아 부패 혐의 수사에 대한 방해가 계속될 경우 대통령 측근을 포함한 고위층들의 은행계좌를 죄다 공개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검찰총장이던 올해초 소문으로 나돌던 권력층의 해외 비자금 스캔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캐면 캘수록 고구마 줄기처럼 비위는 드러나고 외압도 그만큼 커졌다. 이와중에서 그가 2명의 창녀와 함께 사우나하는 장면이 몰래카메라에 찍혀 국영TV에 방영되며 즉각 자리에서 해임되고 말았다. 그의 수사가 「성역(聖域)」까지 미쳐오자 크렘린측이 서둘러 목을 쳤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가 다루었던 혐의 중에는 크렘린궁 보수공사를 수주한 대가로 옐친 대통령의 측근과 관료들에게 뇌물을 준 것으로 알려진 스위스 건설회사 마베텍스 사건도 들어 있었다. 최근 스쿠라토프의 요청에 따라 마베텍스사를 수색한 스위스 수사당국은 옐친 대통령과 두 딸의 신용카드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번에 불거진 뉴욕은행 돈 세탁 사건에 대해서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며 『부패한 관료들과 범죄조직의 계좌는 미국을 포함해 모든 서방은행에 산재해 있다』고 말했다.
온화한 성격의 법학교수 출신인 스쿠라토프는 역시 옐친에 의해 해임된 에브게니 프리마코프 전 총리의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신윤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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