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대량 보급되면서 자녀 교육용으로 컴퓨터를 들여놓는 가정이 많다. 하지만 컴퓨터의 사용이 자녀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 부모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어린이들이 야구를 할 때 헬멧이나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은 상식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자전거나 롤러 스케이트를 탈 때는 헬멧이나 무릎보호대를, 수영장에서는 물안경을 끼게 한다. 자녀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그런데 하루 몇 시간씩 컴퓨터 앞에 꼼짝않고 앉아 있는 어린이들에게 미칠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인식하는 부모들이 드문 것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어린이들이 컴퓨터로 숙제나 게임을 하고 인터넷을 항해하다 보면 컴퓨터 화면에 장시간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눈의 피로, 시력저하, 충혈, 눈의 뻑뻑함, 두통 등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하루 4시간 이상 컴퓨터를 사용하는 어린이들은 심각한 눈의 피로와 시력저하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 눈이 피로해지는 원인은 눈부심, 안구건조, 조절피로 등이다.
눈부심의 원인은 컴퓨터 화면에 반사된 빛에 의한 것과 햇빛이나 실내조명에 의한 직접적인 눈부심 등 두 가지가 있다. 컴퓨터 사용자는 화면을 계속 응시하는데, 이 때 실내조명과 햇빛이 계속 비쳐 눈부심이 생기고 피로해지는 것이다. 컴퓨터 화면의 눈부심을 방지함으로써 시력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눈부심 방지 보안기를 설치하는 것. 이는 어린이들이 운동을 할 때 건강과 안전을 위해 보호구를 착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흔히 컴퓨터 보안기를 설치하는 주목적이 전자파 차단인 것으로 알고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눈부심 방지가 더욱 중요한 기능이다. 컴퓨터 보안기는 공인된 기관의 인증을 받은 유리소재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컴퓨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작업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컴퓨터의 작업환경을 적절히 변화시키는 것도 눈건강에 도움이 된다. 실내조명은 평소 사무실 조명의 절반 정도로 어둡게 하는 게 좋다. 필요하면 부분조명을 이용해 참고서적이나 노트 등을 비춰 준다.
컴퓨터 모니터는 창문과 직각으로 설치하며 키보드 바로 앞에 놓는다. 창은 커튼으로 가려준다. 눈에서 모니터 까지의 거리는 자신의 팔길이 만큼인 40~70㎝가 적당하다
. 근시, 원시, 난시, 노안 등이 있으면 적절한 시력교정을 해줘야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모니터는 가능하면 큰 화면을 이용하고, 화면 윗부분이 눈의 수평위치보다 약간 낮도록 하며, 눈에서 먼 쪽으로 10~20도 기울게 한다. 화면 글씨도 약간 크게 하고 눈에서 참고서적이나 노트의 거리가 모니터 화면까지의 거리와 같게 해 눈의 초점을 자주 바꾸지 않는 게 좋다. 작업 중간중간 전화걸기 등 근거리 초점이 필요없는 활동을 하면서 장시간의 연속적인 컴퓨터 작업을 피해야 한다.
/최영인·노원을지병원 안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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