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및 졸업예정자들의 올 하반기 공기업 입사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취업전문기관에 따르면 주요 공기업가운데 토지공사를 제외하고 포철 한국전력 가스공사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 하반기에도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감축을 명분으로 대졸 신입사원을 뽑지 않기로 했다.
공기업의 신규채용 실종은 경기회복으로 삼성 현대 LG SK등 30대그룹 418개 계열사 중 50.2%인 210개업체가 대졸자 9,834명(채용규모및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53개사 포함시 1만2,000명)을 신규채용키로 확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30대그룹등 재계에 채용확대를 종용하는 상황에서 공기업이 실업난 해소보다는 기존 직원들의 밥그릇챙기기에 급급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기업 구조조정시 고용안정을 위해 단체협약을 우선시하기로 합의한 정부와 노조의 결정이 공기업의 신규채용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철 한전 가을 신규채용 전무 공기업별로 보면 포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조원이상의 흑자가 예상되는데도, 7월 인턴과정을 거친 63명을 채용한 것 외에 가을 정규공채는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한전은 4월에 97년말 입사 시험 합격자 392명을 뒤늦게 입사시켰을 뿐 전력산업개편에 따른 노조의 반발등을 이유로 공개 채용을 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가스공사도 8월 인턴과정을 거친 31명을 채용했으며, 가을에 대졸사원을 뽑지 않기로 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을철 공채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밖에 주택공사와 도로공사, 담배인삼공사 등도 지난해 말이나 올 상반기 소수의 인턴사원을 뽑았을 뿐 가을에는 대졸자를 채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주요 공기업중 유일하게 토지공사만 이번 가을에 40명을 공개 채용키로 하고, 지난달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1,500명들이 몰려들어 공기업 입사가 바늘구멍이 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공기업 인사노무담당관계자는 『구조조정으로 기존 인력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규채용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신규채용 제한 부채질 재계는 정부가 30대그룹에 인턴 및 신규사원의 채용확대를 종용하면서 공기업의 신규채용 제한에는 아무런 대책을 마련치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전경련관계자는 『노조가 강할 수록 신규채용의 길이 막혀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유럽국가에서 입증되고 있다』며 『공기업노조가 일자리를 지키기위해 동생이나 조카들의 취업기회를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