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단 「재벌 때리기」에 대해 재계는 3일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본격적인 대응책을 마련해나가기로 했다.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재계 사업구조조정(빅딜) 1주년 기념 간담회에 참석한 후 오찬모임을 갖고 현대증권 주가조작사건, 삼성 세무조사방침 등 각 그룹 현안과 기업지배구조개선,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최근 제기된 재계 공통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모임에는 이학수(李學洙)삼성·박세용(朴世勇)현대·강유식(姜庾植)LG·유승렬(柳承烈)SK구조조정본부장과 김용호(金龍鎬)대우 구조조정본부 상무가 참석했다.
본부장들은 4일부터 기업지배구조, 총액출자제한제도 등 지난달 25일 정·재계 간담회에서 추가로 언급된 사항에 대해 실무차원의 협의를 펴 재계 입장을 정리한 다음 9일 열릴 회장단 회의에서 최종 안건을 확정한 뒤 대정부 건의안을 내기로 했다.
이날 손병두(孫炳斗)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정부의 재벌개혁정책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나 이제 겨우 회복기에 접어든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결과를 낳지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부회장은 정부의 재벌개혁정책과 현대전자 주가조작사건, 재벌2세 등 세무조사 방침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재벌정책과 검찰, 국세청의 방침은 별개의 사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는 기업인들이 활발히 움직여야 살아날 수 있는 만큼 불안이 증폭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최근 대두된 일련의 사건들이 모두 기업경영 의욕과 관계있으므로 조속히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부회장은 현대 주가조작 수사와 관련, 『주가조작과 주가관리는 구분하기 어렵다』면서 『현대의 주가조작 여부는 주가관리 차원에서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부회장은 『일부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들은 지난해말의 정·재계 합의사항을 초과달성하는 등 자체 개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김우중(金宇中) 대우 회장은 전경련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적이 없으며 회원사들도 사퇴를 희망하지 않기 때문에 전경련의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말해 당분간 김회장 체제에 변함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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