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두고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하나봐요』. 프로축구단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던 성남시가 사실상 난관에 부딪치자 전용구장만 뺏긴 꼴이 돼버린 하키인들의 푸념섞인 반응이다.올초 부천과 안양 수원 등 수도권 도시들이 프로축구단, 프로농구단을 보유한데 비해 성남시는 시세가 월등하면서도 프로구단이 전무한 현실을 들어 프로축구단 1곳을 유치키로 하고 하키구장을 천연잔디구장으로 바꿨다.
성남시는 안양 LG, 부천 SK, 천안 일화 등을 상대로 유치작업에 나섰으나 LG SK의 경우 서울입성에 주력한다는 입장이고 일화는 강릉이전을 사실상 확정, 「닭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꼴」이 돼버린 것.
그러나 정작 가장 큰 피해는 하키인들이 입고 말았다. 성남시가 하키구장을 없애 버린뒤 하키강국인 한국은 정작 국제경기를 치를수 없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국제하키연맹(FIH)은 「국제경기를 치르기위해서는 2개이상의 구장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 남녀 세계 6강안에 드는 하키강국 한국은 사실상 국제경기를 유치할수 없는 국가로 전락해 버린것. 더구나 성남에 남아있는 나머지 하키구장도 스탠드에 기둥이 서있어 경기관람을 제대로 할수조차 없는 구장으로 외국팀과의 친선 경기때 「낯이 뜨거워질 정도」다.
성남시 관계자는 『현재 1개구단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으나 가시적 성과는 아직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구단유치가 안될 경우 창단하는 방안도 신중히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축구장을 다시 하키장으로 바꿀 의향은 없음을 명백히 한 셈.
이에대해 하키협회측은 『하키랭킹이 한참 떨어지는 일본도 국제대회유치에 주력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축구처럼 언제 한국을 따라잡을지 모르는 상황인데 국내 현실은 「쪽박까지 깨는 꼴」이어서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톡톡히 경험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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