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김종필(金鍾泌)총리와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와의 회담은 지난해 10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방일이후 우호적인 양국관계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오부치총리 스스로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관계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양호하다』며 『김총리와의 회담은 21세기를 향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더욱 다지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김총리 역시 『오부치 총리와 흉금을 터놓고 모든 얘기를 다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이날 두사람은 김총리 숙소인 영빈관에서 9시30분부터 1시간40여분간 단독·확대회담을 잇따라 가졌다. 회담에 앞선 공식환영식에서도 양국총리는 시종 미소띤 얼굴로 대화를 나눠 친밀감을 과시했다.
양국총리는 특히 외교적 수사가 아닌 구체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월드컵 개최년도인 2002년을 「한·일 국민교류의 해」로 정하기로 한 것이나 제주도에 「한일수산자원조성센터」설립을 추진키로 한 것이 일례. 양국의 「밀월」은 오부치총리가 재일동포 지방참정권 문제에 대해 『본인은 물론 자민당에서도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진전된 답변을 한데서도 확인됐다.
특히 김총리는 이런 분위기를 십분 활용, 『일본의 자위문제와 관련,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우경화경향을 지적하는 등 민감한 문제들을 스스럼없이 거론했다. 오부치총리는 이에 『김총리의 말씀을 유념, 아시아 각국이 불안감을 갖지않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도쿄=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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