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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에 시드는 포크] 감성호소 서정적 포크만 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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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에 시드는 포크] 감성호소 서정적 포크만 편식

입력
1999.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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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노래만 살아남는다. 포크는 찻잔에 시든다.심약해진 우리 포크 문화에서 오로지 소생할 기력을 제공하는 공간은 미사리 뿐이다. 그러나 과연 미사리 카페촌이 우리 포크의 진정한 계승자가 될 수 있느냐는 데는 의구심이 있다.

미사리에서 「소비」되는 음악은 대부분 감성에 호소하는 서정적 포크. 한대수_김민기_정태춘_안치환 등으로 계보를 잇는 사회성 짙은 포크는 이곳에선 여전히 어렵다. 전통이 살아있는 포근함이 포크의 모습이라면 시대정신을 노래하고, 사회비판의 칼이 살아있는 것 역시 포크의 한 특성이다. 그러나 감수성은 남고 비판은 사라진 것이 우리 포크의 현실이다.

얼마전 음반을 발매한 안치환은 물론 윤도현, 이정열 등 사회성 있는 포크를 부르는 가수들의 음반 판매는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가요평론가 강헌씨는 조심스럽게 문제를 제기한다. 『포크가 르네상스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은 정말 다행스럽다. 그러나 미래지향적이라기보다는 과거에 근거한 여가 소비지향적 문화로 그치고 있는 것은 한계다』 그는 다양한 실험 문화의 저수지가 되어야 할 대학문화가 사라졌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제 성공을 거둔 변두리 포크 문화가 시내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감성적 포크만이 편식되는 포크 문화가 좀 더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사리 옹호론」도 만만찮다. 평론가 임진모씨는 『그나마 포크 보호구역이 생긴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지금은 길이 없는 시기다. 주류 음악이 워낙 「비이성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 서정적 포크를 보호하는 세력이 일정한 틀을 갖게 된다는 것은 분명코 의미있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 왜 미사리 카페를 찾는 사람이 많음에도 방송에서는 그런 음악을 틀지 않는 것일까. 임진모씨는 『그들이 음반 구매집단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음반판매와 직결되는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 제작 속성상 그들의 취향은 「무의미한」 행위가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좋다면 구매하라. 이런 논리에 꿰맞추지 않는 한 중년들이 아끼는 포크 가수들은 방송이 아닌 카페에서만 만나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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