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휴전협정은 평화협정으로 바뀌어야 하며, 미국은 남한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내정간섭을 하지 말아야 한다』89년 7월 평양에서 열린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한 남한 여대생이 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단독 참가, 대한민국 국시(國是)를 정면에서 부정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임수경, 당시 22세로 한국외국어대 4학년에 재학중이던 이 젊은 여학생의 일거수일투족은 근 한달 반 동안 국내외 언론의 초점이 되었다.
3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되는 「MBC 스페셜_임수경」에서는 반미와 반제국주의를 외치던 젊은 대학생으로부터 한 아이의 엄마가 돼 외국 유학중인 임수경씨의 10년의 세월을 조명한다. 남편인 최진환 한국일보 기자도 최근 미국 뉴욕으로 연수를 떠났으나 거리가 멀어 함께 살지 못한다
임씨의 밀입북 사건은 남한에서는 정부가 독점하던 통일문제를 민간차원으로 확산시킨 계기가 되었고, 동시에 북한 사회에도 남쪽의 참모습을 전해주는 촉진제의 역할을 했다. 평양 도착 직후 기자회견장에서 『북한을 동경해서 온 것이 아니고, 북한체제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임씨의 자유분방한 언행은 북한 인민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북에서 임수경을 목격한 조명철 전 김일성대학 교수, 전철우 전 김책공대 학생 등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임수경이 북한 사회에 던진 엄청난 충격을 짚어본다.
이외에도 판문점 귀환을 둘러싼 숨겨진 이야기를 남북 및 유엔사 측의 증언을 통해 알아보고, 미국 코넬 대학교에서 인권학을 공부하고 있는 임씨의 최근 근황을 취재한다. 특히 제13차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과 임씨의 북한 행적을 담은 화면이 최초로 전면 공개된다.
황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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