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고교의 상당수가 학생들에게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주는 등의 편법으로 성적을 부풀린 사실이 드러나 재시험을 치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일부 학교에서는 『학급간 성적편차가 심하고, 평균점수가 너무 낮다』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항의를 받고 재시험을 실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교육청은 2일 시내 고교의 학업성적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26개 학교가 지난 1학기 중간·기말고사에서 「문제 쉽게내기」등으로 점수를 올려주거나 부당한 시험관리로 교사 55명이 주의 또는 경고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재시험을 치른 사유는 학급간의 과도한 성적차 11건 기출문제 출제 6건 참고서문제 출제 및 시험감독 소홀 각 5건 문제 사전암시 2건 출제오류 2건 등이다.
강남구 K고와 성동구 S고는 5월 중간고사에서 윤리와 국어시험 문제를 참고서에서 그대로 베껴 출제했고, 관악구 K고는 수학과목 기말고사전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미리 문제를 암시하거나 노골적으로 알려준 것이 문제가 돼 다시 시험을 치렀다.
또 송파구 Y여고는 1학년 공통수학과목이 너무 어렵게 출제돼 평균점수가 33.9점에 불과하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거센 항의로 재시험을 실시, 평균점수가 73점으로 올라갔다. 마포구 H여고 3학년 수학시험도 같은 이유로 재실시해 평균점수가 31점에서 67점으로 올라갔다. 이밖에 상당수 학교는 같은 과목인데도 학급간에 평균점수가 20점이상 차이나 재시험을 보았다.
이같은 성적 부풀리기는 2002학년도부터 학교생활기록부의 비중이 높아지고 교육부가 고1 학생들에 대한 성적평가를 석차백분율 대신 「수·우·미·양·가」로 표시하는 절대평가로 바꾸면서 나타난 현상.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조사는 재시험을 치른 학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 각종 편법으로 점수를 부풀린 학교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산시교육청도 최근 부산시내 130개 고교를 대상으로 1학기 성적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국어 영어 수학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평균성적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정정화기자
jeong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