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 쇼크」의 강도와 지속시간은 어느 정도가 될 것인가.2일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 900선이 무너지기는 했지만 낙폭을 크게 줄인상태에서 장을 끝마침으로써 일단 진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아직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증시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장중상황 장이 열리자마자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는 한때 전날에 비해 28포인트 이상 물러난 870선까지 내려갔다. 특히 현대전자 주식은 오전 동시호가에서만 이전 최고 호가건수의 두배에 달하는 1만2,000건의 주문이 폭주하면서 매매체결이 30분 가까이 지연됐다.
그러나 투신사들이 이날 하룻동안 총 1,15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고 개인투자자들도 활발하게 「사자」주문을 내면서 장중한때 주가지수는 전날에 비해 6포인트 오르기까지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가 「이익치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주식형 수익증권 환매사태와 이로 인한 투신권 전체의 타격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투신사들이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방어장세」의 성격이 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신사들의 분투도 투자심리를 되돌리지는 못하고 결국 지수 90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특히 현대그룹 주식은 현대정공(우) 현대건설(우) 현대자동차(3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폭 하락했다.
외국인매도 이날 외국인들은 1,21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향후 사태를 관망하는 태도를 보였다. 장득수(張得洙)신영증권 조사부장은 『외국인들의 시각과 매매강도가 향후 증시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충격에서 쉽사리 벗어날 것으로 낙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의 대부분이 우선주였던데서 보듯 주도주가 사라져 증시의 「질」이 크게 악화한 상황이라는 점도 증시전망을 어둡게 하고 김경신(金鏡信)대유리젠트증권이사는 『이전 저점이었던 870과 20일·60일 이동평균선인 930사이에서 종합주가지수가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증시관계자들은 현대전자 주가조작사건의 충격은 점차 줄어들겠지만 대우그룹처리 문제, 금융시장 불안등의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850선 아래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비관론까지 나오고 있다.
김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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