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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만화가 조태호씨] "공격당한 사람도 웃게 만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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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만화가 조태호씨] "공격당한 사람도 웃게 만들것"

입력
1999.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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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만화 「조삿갓」 연재를 시작한 조태호(曺太鎬·40)씨는 『시사만화는 얼굴을 한 방 갈기는 것이 아니라 뒤통수를 한 번 툭 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을 도마위에 올려놓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면 당장은 시원하고 비판의식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독자들에게는 물론, 비난을 받는 당사자에게도 막연한 적대감 외에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그는 『공격당한 사람조차 「그래, 맞아」하면서 껄껄 웃는 만화를 그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직설적인 비판보다 우회적인 「빗댐」에서 유발되는 웃음은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여유를 갖게 해주고 잘못을 고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한다.

또 한 가지 그가 추구하는 것은 독자들에게 되도록 많은 「사고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설명하고 짚어주기보다 과감한 생략과 압축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겠다는 생각이다.

조씨는 어릴 때부터 만화에 뜻을 두었다. 대구에서 고교에 다닐 때는 매일신문 시사만화의 단골기고가였다. 시사만화를 인생의 목표로 삼은 그는 부모의 설득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대기업에 취직한 뒤에도 시사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87년 일간스포츠의 제2회 200만원 고료 만화현상공모에서 1컷만평 부문에 당선되면서 그의 삶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일간스포츠에 「스포츠만평」을 그리게 됐고 이를 통해 시사만화가로서 이름을 얻었다. 이후 중앙일보 중앙경제 스포츠서울 국방일보에 시사만평 등을 연재하면서 은근한 비유와 광고를 보는 듯한 압축미로 많은 팬을 확보했다.

그가 가장 자랑으로 여기는 것은 다른 만화가들과는 달리 유명화백 아래서 도제과정을 거치지 않은 점. 『독학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일단 얻어진 지식은 100% 자기 것이 되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한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새벽이나 식사때를 가리지 않고 작업하기 때문에 가족의 불만이 적지 않다』는 조씨는 『독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사실 열성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조삿갓의 풍류와 재치는 이런 열성에서 곰삭아 우러나오는 것이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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