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가치가 연일 치솟고 있다. 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09.45엔까지 올라 전날 달러당 110엔대를 무너뜨린 상승세를 이어갔다.왜 오르나
직접적인 이유는 일본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때문. 일본의 올해 1·4분기 경제성장율은 5분기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달초 발표될 2·4분기 경제성장율도 예상을 웃돌 전망이어서 정부의 공식 발표에 앞서 엔화를 사두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미국의 7월중 경상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이 지난해와 같은 「강한 달러」 정책을 더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주가상승을 우려하는 발언을 한뒤 뉴욕 주식시장은 3일째 큰 폭의 하락을 이어간 반면 도쿄 주식시장은 1일 급반등세로 돌아선 것도 엔화 상승세의 한 요인. 올 상반기에만 100억 달러를 넘어선 일본 주식시장에의 해외자금 유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어디까지 가나
단기적으로 엔화가 달러당 105엔대까지 갈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 최근의 엔화 상승세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일본은행과 FRB,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공동시장개입뿐이지만 이들 통화당국간의 의견조율이 쉽게 이뤄지기 어렵기때문이다.
일본은행은 이미 올들어 7차례나 시장에 개입, 300억 달러의 달러화를 매입했고, FRB와 ECB 역시 올들어 1~2차례씩 시장에 개입했다. 그러나 엔화 상승세를 꺾지는 못했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일본 대장상이 『시장의 과열반응』을 우려한 것은 엔화가 달러당 115엔선을 돌파했던 지난달초.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개입을 못하고 있다. 시장개입이 반복될수록 개입의 약효가 떨어지기때문이다.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서방선진 7개국(G7) 재무차관 회의에서도 시장개입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엔화가 달러당 100엔선을 위협하는 「급박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한 이달말의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때까지는 시장개입을 자제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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