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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전 돌입] 관록의 돌부처, 투혼의 돌하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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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전 돌입] 관록의 돌부처, 투혼의 돌하르방

입력
1999.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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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부처」의 관록인가 「돌하르방」의 투혼인가.75년생 토끼띠 동갑내기에다 바위처럼 흔들림이 없고, 고래힘줄처럼 질기디 질긴 기풍 때문에 별명까지 유사한 이창호명인(돌부처)과 최명훈7단(돌하르방). 「세계 바둑1인자」로 군림중인 이명인과 「차세대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최7단이 운명의 대결을 펼칠 제30기 SK엔크린배 명인전(한국일보사 주최, SK주식회사 후원) 도전기에 바둑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일부터 한국기원에서 시작되는 이번 도전기는 바둑애호가들의 지대한 관심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국내 기전 사상 처음으로 1국부터 5국까지 전 과정이 인터넷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두 기사가 국내기전 최종결승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6번째. 지난 다섯번은 모두 이명인의 승리였다. 그만큼 이번 대회에 임하는 최7단의 투혼과 각오는 남다르다. 프로에 입단한지 어느새 8년. 언제까지 「차세대」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닐 순 없다. 정상급 기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이명인은 어차피 넘어야할 「산」이다. 최7단 본인도 『이번만큼은 「준우승 컴플렉스」를 벗어나기 위해 배수진을 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최7단은 96년 제27기 명인전에서 이미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당시(5단)만해도 저단진에서나 두각을 나타내던 그는 내로라하는 고단진 강자들을 연파하고 도전기에 진출, 최종국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명인에 종합전적 2승3패로 아깝게 패한 적이 있다. 당시 대국의 특징은 흑을 쥔 쪽이 반드시 덤을 남겨 승리하는 「흑번필승」. 끝내기에 관한 한 최7단이 「신산(神算·이9단의 별명)」못지 않은 실력을 가졌음을 입증했다.

최7단은 올 7월 21일 이9단과 맞붙은 PCS 016배 제7기 배달왕기전에서도 흑을 쥐고 간발의 차이로 승리, 이9단에게 16강 탈락의 수모를 안겼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최7단은 중반이후 형세판단과 끝내기, 자기관리 등 모든 면에서 이명인 못지 않게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며 『바둑스타일이 서로 비슷하다는 것이 최7단에겐 상대적 약점으로 작용하긴 하지만 자신감만 잃지 않는다면 충분히 해볼만한 승부』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상대는 역시 난공불락의 요새. 6월말 제1회 중국 춘란배 결승전에서 스승 조훈현 9단에 완패, 우승을 뺏긴뒤 국내기전에서 내리 3패를 당하는 등 유례없는 부진을 보였던 이명인은 최근 슬럼프에서 완전히 벗어난 느낌이다. 명인전에 앞서 도전기가 시작된 제33기 왕위전에서 이9단은 강력한 라이벌 유창혁9단을 도전자로 맞아 제1국을 끝내기 실수로 어이없이 내준 뒤 2,3국에선 특유의 두터운 실리바둑으로 완승, 종합전적 2대 1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지난 달 말 폐막된 제3회 한·중 천원전에서도 중국대표 창하오(常昊)9단에 2대0으로 압승, 기력이 완전히 회복됐음을 입증했다. 8월이후 단 한번의 패전도 없이 벌써 7연승째.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고 한층 성숙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이명인이나 최7단 모두 컨디션이 절정에 올라있기 때문에 도전기는 근래 보기 드문 진검승부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명인전 도전기 5번승부는 한국기원 인터넷 홈페이지(www.baduk.or.kr)와 SK주식회사 홈페이지(www.skcorp.com), 넷츠고(www.netsgo.com·제1국)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SK홈페이지를 이용할 경우 왼쪽메뉴의 「테마존」을, 넷츠고에서는 메인화면의 「중계공고」를 클릭하면 대국을 감상할 수 있다.

있다.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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