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로 변신해 미국에서 목회 활동을 하던 「후라이 보이」곽규석(郭圭錫)씨가 31일 오전 7시 30분(현지 시간) 뉴욕에서 지병인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발인은 3일 뉴욕 프리싱제미 장례 예식장. 유족으로는 부인 조복화(曺福和)씨와 1남 2녀가 있다. 국내에서는 3일 오전 11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예음교(0342_717_ 0691)에서 연예인 출신 윤항기 목사의 집전으로 추도 예배가 열린다.곽씨는 70년대 한국 코미디와 MC의 대표였다. 「막동이」 구봉서씨와 함께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재담, 채플린을 닮은 팬터마임, 온갖 소리흉내, 가수 뺨치는 노래솜씨로 한국 코미디계를 이끌었다. 곽씨의 연예활동은 5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BS 합창단을 거쳐 공군음악대에 들어간 그는 위문공연의 단골 사회자가 됐다. 공군 조종사를 뜻하는 「후라이 보이」란 별명도 이때 붙었다.
6년 만에 중사로 제대한 57년 CBS 라디오 쇼프로인「후라이보이 아워」와 「다이얼 Y를 돌려라」를 맡으며 본격적인 코미디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TBC TV 「쇼 쇼 쇼」의 사회를 11년 동안 맡아 최장수를 기록했고, 뮤지컬 「춘향전」 「살짜기 옵서예」의 주연과 「후라이보이의 무전여행」 등 100여편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그러나 82년 빚 때문에 도망쳤다는 소문 속에 그는 미국 뉴욕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84년 뉴욕한인침례교회에서 운영하는 신학대학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86년에는 뉴욕에 한마음침례교회를 직접 설립해 목회활동을 시작했다. 95년 4월 전도활동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 KBS 1TV 「빅쇼, 후라이보이 특집」에 출연한 것이 마지막 무대. 『이제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후라이보이 곽규석입니다』라는 그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없게 됐다.
이대현기자
leed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