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제물로 삼아 올림픽 티켓을 따낸다」.11일부터 1주일동안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예선전 겸 제20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국가대표팀의 전략이 짜여졌다. 한국 대만 일본 중국 필리핀 태국 등 6개국이 참가, 2장의 올림픽 티켓을 놓고 일합을 겨루는 이번 대회야말로 티켓 확보가 최대의 목표. 따라서 「아시아 야구의 주인」을 자처하는 난적 일본보다는 비교적 팀전력이 파악된 대만을 상대로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5~28일 대만 현지에서 팀전력을 분석하고 돌아온 주성노(47)대표팀감독은 1일 『대만전에 에이스 정민태를 투입, 확실하게 잡겠다』며 『여기에 타자들이 매 게임 반씩만 잘치면 우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본도 국민적 영웅이자 괴물투수로 이름난 마쓰자카 다이스케(松坂大輔)를 한국전에 섣불리 등판시키기 보다는 대만전에 투입,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성노감독이 꼽은 대만의 요주의투수는 43세의 노장으로 변화구에 능한 쿼어안치, 19세 어린 나이로 155㎞강속구를 뿌리는 차오친후이. 경계해야할 거포로는 LA 다저스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천칭퐁과 지난해 방콕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한 수성치에를 꼽았다.
주성노감독은 『이승엽 박정태 김한수 정수근 등 내로라하는 우리 강타자들이 세기면에서 국내투수들보다 한 발 앞서는 상대투수를 잘 공략하고 투수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만 유지할 수 있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대표팀이 프로야구 정규리그때문에 9일에야 첫 소집돼 불과 이틀동안만 호흡을 맞춘다는 사실. 이미 아마선수 위주로 연습게임에 돌입한 일본과 6일부터 본격적인 대표팀 연습을 시작하는 대만에 비해 크게 불리한 형편이다. 주성노감독은 그러나 『3일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후루타 아쓰야(吉田敦也) 등 주요선수들을 분석할 계획이므로 우리선수들이 지피지기 정신으로 매 게임에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올림픽 티켓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97년 7월 인하대감독으로 재직중 대표팀감독으로 발탁, 그해 8월 애틀랜타올림픽 기념야구대회와 지난 해 12월 방콕아시안게임을 제패한 주성노감독에 거는 국민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