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중선거구제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하자 자민련 충청권 의원들이 또다시 술렁거리고 있다. 대다수 충청권의원들은 31일『중선거구제를 추진하면 내각제 유보에 따른 충청권 의원들의 동요가 재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종필(金鍾泌)총리가 최근 충청권 의원들을 사석에서 만나 『소선거구제를 유지할테니 힘을 모아 잘해보자』며 집안단속을 했던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대전의 한 의원은 『중선거구제 문제로 대치 전선이 형성될 경우 소선거구제를 강력히 주장해온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에게 힘을 보태주게 된다』고 주장했다.충북의 정우택(鄭宇澤)의원은 『3~4개 선거구를 하나로 합쳐 3명을 뽑는 중선거구제를 추진할 경우 충청권 의원 3명중 최소한 1명은 공천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어 집안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충남의 김학원(金學元)의원도 『중선거구제가 도입되더라도 비충청권 지역에서 자민련이 당선권인 3위 이내에 드는 곳이 몇군데나 되겠느냐』며 『집토끼뿐 아니라 산토끼도 놓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상당수 충청권 의원들은 『중선거구제 추진은 결국 불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긍규(李肯珪)총무와 김고성(金高盛)수석부총무등은 『야당이 소선거구제 고수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여야간의 선거구제 논의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당직자는 『국민회의가 중선거구제를 들고나온 것은 자민련과의 합당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고 의구심을 표명했다. 반면 박태준(朴泰俊)총재, 한영수(韓英洙) 박철언(朴哲彦)부총재등 비충청권 의원들은 중선거구제 추진을 적극 환영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