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세풍(稅風)처리 방침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식 반응은 날이 서 있다. 「야당 상처내기」의 되풀이라는 것이다. 여권의 속마음을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일단은 「악의」가 숨어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31일 성명에서 『더 파헤칠 것이 없다는 결론 끝에 나온 치졸한 여론호도용 조작극』, 『끝없이 추락하는 국민 신뢰도를 뛰어넘어 보려는 또 한번의 국민 기만극』이라고 비난했다. 장부대변인은 이어 『500만원 오리발 사건 등 여권 내부의 신악(新惡)에 대한 읍참마속부터 하라』고 받아쳤다. 이회창(李會昌)총재의 한 측근도 『무너진 여야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것이 참뜻이라면 조용히 가야하는 것 아니냐』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위기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카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반발은 선수치기의 성격이 짙다. 검찰의 수사발표시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직접 겨냥한 내용이 나올 가능성을 사전에 막으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해석이다.
한가지 한나라당의 반발 강도가 종전보다 약한 것은 분명하게 감지된다. 현실적으로 뾰족한 대책이 없는 탓이 크지만, 선의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저변에 깔려있음을 짐작케 한다.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은 『음험한 의도가 도사리고 있다면 강력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궁하면 터뜨리는 것이 세풍인데…』라며 가볍게 넘겼다. 한 당직자는 『이 시점에서 여권이 야당 죽이기에 나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여야관계 재정립을 위한 화해 메시지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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