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가 30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신당창당을 공식결의했다. 내년 1월 출범할 신당의 최대목표는 무엇보다도 16대총선에서의 승리이며, 나아가 집권세력을 환골탈태시켜 집권후반기의 안정적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여권으로서는 이같은 절박한 과제를 안고있기 때문에 신당창당을 서두르게 된 것이다. 김대중대통령은 이날 재벌중심의 경제구조개혁, 부정부패척결, 지역감정극복을 향후 3대 국정과제로 선언하고 신당이 이같은 과제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신당창당을 둘러싼 국민회의내 방향과 움직임이 오락가락하는 인상을 주는 등 혼선을 빚어 유감스럽다. 더욱이 신당창당에 따른 기본전략도 부실하고 주도세력도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느낌도 주고 있다.
당간부와 소속의원들 마저 왜 창당을 하려고 하는지, 누가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창당을 추진하는지 등을 몰라 불만이 표출되기도 했다. 창당일정도 가을에서 올 연말로 또다시 내년 1월로 넘어간 상태다.창당주체도 국민회의 주도설에서 2+알파설, 1+알파설, 알파+1설로 오락가락했고, 전지구당위원장이 총사퇴하는 이른바 기득권 포기론에서 이를 또다시 번복하는 등 당내에서조차 신당 실체와 기본구도를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혼란만을 야기했다.
이만섭총재권한대행은 이날 중앙위 연설에서 신당의 성격에 대해 21세기를 주도할 미래정당, 중산층과 서민중심의 개혁정당,지역갈등을 해소하고 국민화합을 지향하는 전국정당, 남북분단을 극복하는 민족정당 등으로 규정했다.
이총재대행의 주장대로 신당이 그렇게만 된다면 어느 누가 그 신당을 지지하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까지 신당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표시한 사람들 면면을 보면 대체로 선거때 정당주변에 맴돌았던 그렇고 그런 「단골인사」거나 과거 야당시절 영입대상에 거론됐던 재야인사들이 대부분이어서 적지않은 실망감을 주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사정을 들여다보면 국민회의 중심의 신당운운은 거창한 이념구호와는 달리 새로운 집권세력을 인위적으로 만들려는 급조정당 수준에 그치지 않을까하는 느낌마저 주고있다. 특히 국민들은 김대중대통령이 과거 야당시절 정치적 고비가 있을 때마다 매번 신당을 창당해왔기때문에 이번 경우에도 그와 같은 맥락으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많다.
따라서 우리는 신당창당 주도세력들에게 신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신당창당과정을 보다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할 것을 당부하고자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총선용이라는 비판을 면치못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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