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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일 군국주의 부활을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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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일 군국주의 부활을 우려한다

입력
1999.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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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일본 참의원은 히노마루(日ノ丸)와 기미가요(君ガ代)를 일본의 국기와 국가로 규정하는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20세기초 일본제국주의의 침략과 식민통치, 특히 1940년대 전반기 황민화정책으로 큰 고통을 겪었던 우리로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사실 오래 전부터 일본당국은 히노마루를 국기로 게양할 것과 각종 의식·행사에서 기미가요를 부르도록 해왔다. 45년 8월 일제의 패망으로 히노마루 게양과 기미가요 제창은 일본에서 금지되었다. 49년 이러한 규제가 풀리자 일본 문부성은 50년대부터 각 학교에 국기게양과 기미가요 제창을 지시했다.

특히 천황 개인에 대한 숭배와 신격화를 담고 있는 기미가요의 경우 일본 문부성이 77년 소학교와 중등학교에 시달한 「학습지도 요령」에서 처음으로 국가로 명기했다. 문부성은 89년 이를 개정하면서 히노마루의 게양과 기미가요의 제창, 또한 그에 대한 지도를 의무사항으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일본 교육계에서도 찬반양론이 격렬했다. 양심적 학자 교사 학생들이 국기게양과 국가제창을 거부했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법안이 법제화함으로써 일본군국주의의 상징물이었던 구시대의 유물이 국기와 국가로서 완벽하게 부활하게 됐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국가상징물의 법제화를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는데 있다. 즉 현재의 일본정권과 대다수 일본인들의 보수 우익화가 다방면에 걸쳐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비단 「국기와 국가법안」만의 문제에 한정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80만명의 한국인이 일제의 침략전쟁 때문에 해외로 강제연행되었으며 500만 가까운 한국인이 노역에 동원됐다. 일본군 군속으로 끌려간 한국인 가운데 2만2,182명이 사망했고 일본군위안부로 동원된 여성도 20만명에 달한다.

엄청난 희생의 진상은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히노마루와 기미가요의 부활이 상징하는 의미는 자명하다. 한국과 일본이 참다운 이웃사촌이 되기 위해서는 일본정부 당국과 상당수 일본인들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한국정부 당국과 한국인들의 다각적 노력도 필수적일 것이다.

/장세윤·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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