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학교 교육이 성경의 창조론과 찰스 다윈의 진화론중 어느 것을 가르쳐야 할 것인지에 대한 내년 대통령선거 주자들의 입장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지난 11일 캔자스주의 교육위원회가 주립 공립학교의 과학교육과정에서 진화론 교육을 철폐키로 결정, 신이 인간을 비롯한 만물을 만들어냈다는 창조론에 커다란 승리를 안겨준 후 미국 사회에서 다시 대두된 공방은 양당의 대선주자들을 난처한 입장으로 몰아넣고 있다.
갤럽의 여론조사로는 미국민의 44%가 성경의 창조론을, 그리고 40%는 신이 수백만년 동안 진화를 주도해 인간을 만들어 냈다는 「유신론적 진화론」을 믿고 있으며 약 10%만이 세속적인 진화론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캔자스주의 결정 이후 양당 대선주자들은 대부분이 공립학교에서 창조론이 아닌 진화론을 가르쳐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못한 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과학교육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진 민주당의 선두주자 앨 고어 부통령은 이에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해 과학계로 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고어 진영의 한 대변인은 맨 처음 이에 관한 질문을 받고 고어 부통령이 창조론 교육을 허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나중에 진화론 교육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문제에 대해 공화당의 선두주자인 조지 W. 부시 텍사스주 지사의 입장도 고어부통령에 비해 약간 더 분명할 뿐 크게 다르지는 않다.
부시 지사는 지난 주 뉴 올리언스의 한 유세에서 『나는 어린이들이 세상이 어떻게 시작됐는지에 관한 여러 이론들을 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시의 대변인은 『그는 이 문제가 주와 지방 교육위원회가 결정해야 할 사안으로 창조론과 진화론을 모두 가르쳐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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