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총리가 29일 자민련 충청권 의원들에게 TV 드라마 「용의 눈물」을 길게 소개한 것이 당내에서 화제다. 김총리는 이날 충남 조치원에 있는 거펑프레야 컨트리클럽에서 충남·대전의원 14명과 골프를 친 뒤 저녁을 함께 하면서 『센티멘털한(감상적인) 얘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며칠전 「용의 눈물」녹화물을 봤다』며 말문을 열었다.김총리는 『태조와 태종 방원의 관계가 나빠진 뒤 태종이 춤을 추는등 별의별 애교를 다 부렸으나 태조의 노여움을 풀지 못했다. 이에 무학대사가 「사람이 무엇을 남기고 간다고 부자간에 이러십니까」라며 태조를 설득했다. 곧바로 태종이 무릎을 꿇고 흐느끼며 태조의 품에 안기자 태조도 방원의 등을 두드리는 모습을 봤다』고 드라마 요지를 설명했다.
김총리는 『잘잘못이 있더라도 서로 허물을 덮어주며 한 덩어리가 돼서 나아가자』고 화합을 당부한 뒤 잠시 말을 멈칫거린 뒤 건배를 제의했다.
상당수 의원들은『JP가 내각제 개헌 유보 조치이후 당내분 장기화, 「오리발」파동등 악재가 계속 터지는데 대해 곤혹스런 심경을 드러낸 것』이라며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등 내각제 강경파들에게 화해 제스처를 보낸 것 아니냐』고 풀이했다. 당내 일각에서는『김총리가 이제는 선문답을 즐길 게 아니라 분명한 행동을 취할 때』라는 시큰둥한 해석도 나왔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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