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이 「대한생명이사회의 신주발행 결정은 적법하다」고 내린 결정은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분야 개혁이나 앞으로 처리해야 할 각종 경제현안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법원의 이번 결정은 우선 정부와 대한생명간에 치열하게 벌여온 경영권관련 법정 다툼에 중대한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30일 이사회에서 증자주체로 결정된 미국 파나콤측이 500억원의 증자대금 납입을 강행할 수 있게 됐으며 31일로 예정된 행정법원의 본안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법원의 판단은 단지 「500억원 증자」부분에 한정된 것이지만 나아가서는 현 부실금융기관 퇴출 등 정부의 재벌 및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 세금부담으로 귀착되는 공적자금의 투입은 가능한 한 억제돼야 한다」고 명시한 재판부의 판단이유가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특히 「대한생명의 자율적인 증자추진을 토대로 금감위가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밝혀 시장논리를 완전히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구조조정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만약 행정법원이 31일 본안소송에서 유사한 결론을 내릴 경우 재벌개혁을 포함한 정부의 개혁드라이브가 중대 고비를 맞을 수도 있다. 개혁논리에 의해 퇴출된 종금사 등 금융기관은 물론 워크아웃에 돌입한 대우그룹도 법적 심판을 받아보겠다고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영태기자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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