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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외국인투자 한국기업엔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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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외국인투자 한국기업엔 약

입력
1999.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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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가 시작된 후 한국의 기업은 투자유치에 열을 올렸다. 계열사매각, 자산매각, 합작 등의 형태로 외국자본을 끌어들였다.이러한 자본유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역시 위기로부터 탈출이었다. 외국인 투자는 이와 함께 지금까지 보호를 받아온 사업분야의 국제경쟁력을 키워 결과적으로 한국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부수적 효과도 가져왔다.

이런 과정에서 야기되는 산업구조의 변화는 한국기업과 경영진에게 흥미로운 도전거리가 된다. 기업과 경영진은 외국인주주의 기준과 도전에 부딪히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친소관계, 학연, 지연을 통한 지금까지의 관례에 의문과 이견이 제기되고 상호보증과 주가조작은 사라질 것이다. 아직도 생소한 주주가치의 요구가 경영의 주요지표가 되고 크기와 매출보다는 이윤과 주식가치가 기업목표가 될 것이다.

좋은 예로 대우와 외국채권단과의 접촉 과정을 들 수 있다. 대우는 90억 달러의 외채를 연장하려 하면서 외국채권단의 반응을 잘못 예측했다. 채권단 은행과 거래해온 전통적인 한국식 방법은 외국채권단과의 거래에서 통하지 않았다. 계열사를 파느냐, 마느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외국채권단은 정확한 대차대조표를 보려고 했다. 문제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지불능력이었다. 『제발 우리의 사정을 이해해달라』는 감정적 호소와 부탁은 통하지 않는다.

나는 이런 변화를 발전으로 받아들이면서 진심으로 환영한다. 또 한국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지속적인 직접투자를 건강한 약으로 받아들인다. 오히려 한국의 회복이 너무 빨라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다. 혹시 이 과정에서 위기를 초래한 문제점들이 덮어지지는 않을지 걱정된다. 기업이 회복되면 IMF체제나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구조변화가 점차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기업 스스로가 개혁과 구조조정에 앞장서야 한다. 이윤과 주식가치 등을 중시하는 외국경영진과의 친밀한 협력은 기업의 개혁과 구조조정을 가져오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다.

/클라우스 올레어 MD푸드코리아 마케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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