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7~11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북·미고위급회담은 북·미관계의 풍향을 가늠케하는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회담은 북한이 미사일 재발사 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려는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윌리엄 페리 미대북정책조정관을 통해 전달된 한·미·일의 대북 포괄적 접근방안에 대한 수용여부를 감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될것이기 때문이다.
대화가 순조롭게 풀릴 경우 북·미 양측은 북한 대포동 2호의 발사가 유예되는 상황에서 미사일회담과 페리구상안 협상 등 두개의 채널을 가동, 북·미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네차례 북한 미사일의 개발 생산 수출 배치 등 문제를 다뤄온 로버트 아인혼 미국무부 비확산담당차관보와 북한 장창천미주국장간의 대화가 재개돼 실무현안을 논의한뒤 궁극적인 해결책을 포괄적 대북협상 차원에서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측은 회담에서 강석주(姜錫柱)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방미를 다시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협상을 한단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한 소식통은 『강석주의 방미는 94년 제네바핵합의후 북·미간에 새로운 기본합의를 목표로 하는 교섭이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이 29일 『베를린회담이 순항하면 5월 페리조정관이 제의한 포괄적 구상안이 구체적 협상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한 대목도 이같은 점을 뒷받침한다. 이 경우 북·미간 협상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미사일 문제에 한정, 실리를 취하려는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페리구상안을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여전히 유력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페리의 제안에 명백한 거부나 찬성의사를 밝히지 않는 가운데 「버티기」 전략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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