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의 심벌인 세계경영호는 「좌초」할 것인가.채권금융기관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단행으로 대우계열사의 해외사업은 상당부분 축소되거나 매각되는 등 전면적인 궤도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의 칭기즈칸」으로 불릴 만큼 무국적기업을 캐치프레이즈로 해외사업 확장에 몰두해온 김우중(金宇中)회장의 세계경영신화는 워크아웃으로 막을 내린채 커다란 전환점을 맞게됐다.
대우의 해외사업장은 지난해말 현재 현지법인 396개, 지사 134개, 연구소 15개, 건설현장 44개소등 총 589개에 달하고 있다. 대우가 이들 해외사업장에 투자한 돈은 해외부채규모와 비슷한 10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해외사업장 대폭 축소 대우는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해외사업장에 대한 대대적인 실사작업을 벌여 몸집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대우측은 적자를 내는 해외법인은 대부분 청산하고, 우량 및 흑자투자법인 일부를 팔아 재무구조를 개선키로 했다.
㈜대우는 중국 산동 시멘트공장, 중국 및 우즈베키스탄의 이동통신법인 등 총20여개 해외사업을 대상으로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적자기업은 조속히 청산하기로 했다. 세계경영의 견인차인 자동차부문 해외사업장은 미국 GM과 전략적 제휴협상 추이에 따라 처리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제휴협상에 상관없이 적자를 내는 동유럽 일부상용차 및 승용차라인등은 상당수 매각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우 세계경영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폴란드 승용차공장(대우_FSO)의 존속 또는 매각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자의 유럽등 선진국공장은 국내공장과 함께 패키지로 이미 미국계 펀드회사 왈리드 알로마 어소시에트측과 32억달러에 매각키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그룹관계자는 채권단이 해외사업을 「와해」시키지 않을 까 우려하고 있다. 대우구조조정본부 김우일(金宇鎰)상무는 『채권단이 해외사업을 무조건 축소하려한다면 세계경영의 밸류심벌(가치상징)을 사장시키는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며 『초기투자기간이 5∼10년걸리는 유망한 해외사업장을 중심으로 내실있는 구조조정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무역정상화 전기 마련 대우는 워크아웃으로 유동성위기후 중단됐던 무역금융이 정상화하고, 이탈조짐을 보였던 고정바이어를 붙잡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기대하고 있다. 수출보험공사가 이날 대우의 7∼8월분 외상수출환어음(DA) 7억달러를 인수한 것도 청신호다.
그러나 대우 유동성위기후 외국투자가가 헐값인수를 위해 협상을 중단하거나 지연시키고 있어 해외사업 매각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그룹측은 우려하고 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