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가 코앞인 지금도 암은 난치병으로 남아 있다. 세계 각국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가며 「암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50%를 밑도는 게 현실이다. 의사들은 암환자를 대할 때마다 무기력한 자신에게 분노를 느낀다고 토로하면서도, 막상 기존 치료법(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을 벗어난 대체의학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약초, 비타민, 생수 등을 이용해 암을 극복한 사례가 늘어나면서 암치료 전문의들 사이에서도 대체의학적 방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미슬토요법은 제도권 의사들이 주목하는 대표적인 면역요법. 암전문 재활병원인 사랑의 클리닉을 비롯, 원자력병원 백남선박사,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배석년교수 등이 암치료에 활용중이며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슬토란 우리나라에도 서식하는 겨우살이의 영어이름. 참나무, 뽕나무, 밤나무, 사과나무, 단풍나무, 버드나무 등 키 큰 나무의 가지에 기생하는 작은 상록수이다. 한방에서도 「상기생(桑寄生)」이라고 해 오래 전부터 미슬토의 잎과 줄기를 요통, 동맥경화, 동상 등의 치료에 이용해 왔다.
성분과 효과 생약인 미슬토에는 렉틴, 비스코톡신, 알칼로이드 등의 강력한 항암성분과 면역강화물질이 들어 있다. 한 식물 안에 이처럼 다량의 항암물질이 들어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미슬토요법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사랑의 클리닉 황성주박사는 미슬토요법의 효과에 대해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며 식욕을 회복시키고 피곤과 우울증을 줄여주며 진통제 없이도 통증을 70% 가량 감소시킨다고 설명했다.
황박사는 『미슬토요법은 모든 종류의 암에 효과가 있지만, 특히 위암, 폐암, 간암, 유방암, 자궁암 등에 좋은 치료효과를 보인다』며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혈액암이나 다발성 골수종, 림프종, 뇌암에도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미슬토에서 추출한 항암면역증강제를 암환자의 피부나 정맥에 주사하는데, 미슬토요법만 단독으로 시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식이요법, 운동요법, 예술요법 등 자연면역요법을 총동원, 인체의 면역기능을 높이는 전인치료를 한다. 황박사는 『낮은 용량에서는 재발방지 및 면역증강효과를, 높은 용량을 투여하면 암세포의 성장을 지연하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수술 전후에는 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 사용되며, 항암제나 방사선요법과 병행 투여하면 부작용을 줄이고 몸의 회복을 앞당기는데 도움이 된다.
말기환자에겐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고통감소, 식욕증진, 수면활성화 등 신체상태를 개선함으로써 수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항암제의 경우 보통 30% 정도의 효과를 보이지만, 미슬토요법은 암의 종류와 환자 상태에 따라 최고 60~70%의 효과를 보인다는 게 황박사의 설명이다.
가장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은 외과적 수술을 받고 완치된 사람. 암환자의 경우 수술로 완치가 되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높아 정기적으로 항암제를 맞거나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때 미슬토요법을 병행하면 재발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강남성모병원 배석년교수는 『암을 직접 제거하는 치료법이라기 보다는 암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는 면역요법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며 『과학적 데이터로 입증되지 않은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역사와 실태 20세기초 독일 의학자 슈타이너박사가 처음 치료원리를 제시했다. 이어 스위스의 베그만박사에 의해 임상적으로 적용돼 오다 60년대초 스위스 알레스하임의 루카스병원에서 본격적으로 암치료에 이용됐다. 현재 독일 베를린대의대, 튀빙겐대의대, 바이오메드병원, 프리덴바일러병원과 같은 암전문병원과 스위스 루카스병원, 오스트리아 비엔나의대부속병원 등 중부유럽 400여개 병원에서 진료 및 연구목적으로 미슬토요법을 활용하고 있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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