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와대 공보수석실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 공식 일정표」에 여백이 늘어나고 있다. 김대통령의 일정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5~6월까지만 해도 많을 때는 8~10건에 달했는데 7월 들어 다소 줄기 시작해 8월에는 2~4건에 그치고 있다. 일정이 전혀 없을 때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일 욕심 많은 대통령이 일정을 줄이고 있다는 사실은 엄청난 변화』라고 말했다.공식 일정을 줄인 이유는 김대통령이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갖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의전 보다는 실질적 업무에 더 비중을 두기로 한 것도 일정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이런 이유로 각 부처나 기관들, 심지어 수석들도 「생색내기」 일정을 끼워넣을 수 없게 됐다.
그렇다고 김대통령이 일을 덜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는 게 주변의 귀띔이다. 비공식적 일정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제는 재벌개혁과 정치개혁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들 두 사안과 관련된 사람들을 따로 만나 충분히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대통령은 특히 신당의 그림, 내년 총선의 공천자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김대통령의 비공식 일정을 체크하면 국정의 방향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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