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조폐공사파업유도 청문회」의 첫 증인으로 나선 강희복(사진) 전 조폐공사사장은 파업유도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진형구 전 대검공안부장에 대해 증언할 때마다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진씨가 경복고 2년 선배인데다 고교동창 공직자들의 모임인 「청운회」에서도 함께 할동하는등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강씨는 진씨의 가석방 소식에 대해 『알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로 생각한다』고 짤막하게 소감을 밝히고, 위로전화도 못한데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강씨는 『진 전부장은 구조조정을 촉구했을 뿐이지 파업유도를 한 것은 아니다』는 말로 진씨를 두둔했다.
강씨는 그러나 『진 전부장에게 죄가 있느냐』는 질문엔 미묘한 반응을 보였다. 강씨는 『진 전부장이 법에 저촉되는 일을 했는지 여부는 내가 아니라 검찰이 판단할 문제』라고 피해갔다. 강씨는 자신이 풀려 난데 대해선 『죄가 없으니까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98년9월 중순 진 전부장으로부터 「왜 정부 방침대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느냐」는 언짢은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 다소 편치않은 심정도 내비쳤다.
강씨가 발끈했던 대목은 한 여당의원이 『경영실적 과시를 위해 선배인 진 전부장을 파업유도에 이용한 것 아니냐』고 물었을 때. 강씨는 이를 강하게 부인한 뒤 『상당히 마음이 아프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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