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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육상] 여100m허들 엥퀴스트 "암도 날 꺾을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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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육상] 여100m허들 엥퀴스트 "암도 날 꺾을순 없다"

입력
1999.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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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 인간승리과연 또 하나의 인간승리가 재현될 것인가. 지난 달암을 이기고 프랑스 일주 사이클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랜스 암스트롱(27·미국)에 이어 이번에는 유방암과 투병중인 노장의 여자선수가 100㎙허들 세계정상에 도전한다.

제7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허들에 참가한 스웨덴의 루드밀라 엥퀴스트(35). 지난 대회 우승자이자 96애틀란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26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1차예선에서 12초62라는 예선최고기록을 세우며 극적인 인간승리를 예고했다. 자신의 35번째 생일인 4월21일 오른쪽 유방을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은지 불과 4개월여만의 일.

『스타트는 나빴지만 결과에 만족한다. 암스트롱은 암판정 3년후 암을 이기고 우승했지만 나는 지금도 암과 싸우고 있다. 내가 아프다는 사실은 더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 29일(새벽 3시5분) 결선에서 최선을 다해 시상대에 서고 싶다』

러시아태생으로 올해 3월 유방암 판정을 받은 그는 의사들의 만류에도 불구, 수술받은 바로 다음날부터 병원침대 옆에서 쪼그려뛰기를 하며 재기의 의지를 불태웠다. 『의사들은 6주일을 쉬라고 했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아무런 일도 안하면서 기다릴 수는 없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동안 그 고통스럽기 짝이 없다는 항암치료를 받은 것만 3차례. 다음달 2일에는 또 한차례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고 1차예선 하루 전날인 25일에는 암세포가 이미 온 몸에 퍼졌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의사는 내게 정상적인 삶을 살라고 말하지만 내게 정상적인 삶이란 끊임없이 훈련하고 경쟁하는 삶이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다. 다만 내년 시드니올림픽에도 참가해 내가 모든 역경을 겪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갑상선 이상증세인 바제도병을 이기고 이번 대회 같은 종목에 참가한 미국의 게일 디버스도 『수술후 그녀처럼 빨리 경기에 복귀하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9일 결선은 볼 만할 것이다』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엥퀴스트. 어쩌면 그의 숭고한 인간승리는 이미 이뤄진 것인지도 모른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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