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준비된 재앙」으로 알려진 컴퓨터 2000년 연도표기(Y2K)문제 해결의 국제인증을 받았다. 미 컴퓨터 컨설팅 업체인 가트너그룹은 26일 한국 증권업계의 Y2K대비가 「매우 양호(very good)」하다고 평가했다.미 정부의 Y2K자문기관인 가트너그룹은 전산부문(IT)에서 세계적 권위를 지니고 있다. 이 회사의 헨리 새터드와이트 사장은 이날 증권업협회에서 열린 Y2K진단평가서 수여식에서『3개월간 한국 53개 증권기관의 Y2K 준비상황을 조사한 결과 세계 유수 금융기관에 비해 손색이 없었다』며 『대단한 향상을 보인 한국의 Y2K 준비상황을 조만간 미 정부와 의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의 Y2K준비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질문에 『준비가 매우 만족스러운 만큼 투자가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다.
가트너그룹은 한국의 Y2K준비를 97년 말 3등급, 지난 해 9월 2등급으로 분류했으나 올해 한국을 최상급 5점 만점에 4.5로 아시아에서 싱가폴과 흡사한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3월 USA투데이 조사에서 세계 50개국 경제학자들은 Y2K는 사람들의 공포심이 더 큰 문제로 컴퓨터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심리적 공황에 따른 주가 대폭락을 익히 경험해 온 증권업계는 따라서 이번 가트너그룹의 인증이 투자가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통부 Y2K상황실 홍필기팀장도 『이번 국제인증은 무디스나 S&P의 국가 신용등급 평가처럼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증권업협회 배창모(裵昶模)회장은 『해외 유명 언론과 투자기관에 한국 증권업계의 성공적인 Y2K해결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