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만 졸업하고 활동중이던 연예인들이 갑자기 대학에 입학했다는 소식을 자주 듣는다. 해마다 서울의 각 대학 연극영화과는 연예인들 입학소식으로 가득하다. 공부를 거의 못했을텐데 이상한 일이다.내 주변에 있는 평범한 젊은이들을 보면 그 정도로 공부를 안하면 대학에는 못간다. 그런데 연예활동으로 잠 잘 시간도 없는 연예인들이, 그것도 몇년간 공부에서 손을 뗐던 사람들이 이토록 「쉽게」 대학에 진학하다니 그들은 천재가 아닌가.
대학은 특정분야의 재능 때문에 그들을 뽑았다고 한다. 그러나 특정재능에 대한 고려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이뤄져야지 똑같이 입시를 준비해온 나머지 수험생들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우대해준다면 특혜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입시정보지를 보면 분명히 연예인 합격자들이 받은 수능점수로는 그 대학, 그학과에 지원조차 어렵다.
몇몇 잡지를 보면 잘 나가는 연예인 수험생들은 입시에 도움을 받기 위해 졸속으로 제대로 유통되지도 않는 음반을 만들어내고 3류영화에 출연해 실적을 높인다고 한다. 이것이 도대체 상식적인 행태라고 보는가.
혹시 대학이 연예인을 유치, 학교이름을 높이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대학당국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과연 홍보가 정의와 평등보다 중요한 것인지 생각해 달라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많은 젊은이들에게 상처를 준다면 결국에는 홍보에 이롭지 못한 것이 아닌가.
아울러 각 대학이 입학후에도 이들 연예인 학생에게 특혜를 주는 것같다. 이들은 제대로 수업 한번 안듣지만 졸업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다른 학생들은 리포트다, 발표회다 해서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모른다. 이런 현실은 「대학이 공부를 하는 곳이 아니라 적당한 간판을 따는 곳」이라는 사회의 기존관념을 강화할 뿐이다.
/한규정 ·충남 아산시 거주 수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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