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지진으로 15만여채의 주택과 건물들이 붕괴되는 대참사에도 불구하고 터키 문화재들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아 대조를 이루고 있다. 특히 537년에 지어져 숱한 지진을 당하고도 1400년 이상 끄떡 없이 남아 있는 이스탄불의 소피아 대성당은 이번 지진에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수백 년 전에 지어진 옛 건물들이 강진에도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98%가 지진대에 속해 있는 터키의 특수한 지질을 감안, 옛 건축가들이 건물을 튼튼하게 세우고 설계와 공법을 연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소피아 대성당만 해도 완공되기 전 지진으로 3차례나 무너지는 바람에 독특한 공법으로 더욱 견고하게 지었다는 것. 동로마제국의 유스티니안 황제는 당대의 저명한 수학자 안데미우스와 기하학자 이시도루스에게 지진에도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교회의 건축을 요청했는데 안데미우스가 죽자 이시도루스가 대임을 맡아 지진을 이겨낼 수 있는 「건습법」이라는 독특한 기법을 새 건물에 적용했다. 벽돌 사이를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떼어놓음으로써 지진에 건물이 흔들려도 붕괴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소피아 대성당은 이후 여러차례 보수공사를 거쳤지만 현재의 건물구조는 6세기 완공 당시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술레이만 모스크와 블루 모스크, 톱 카프 왕궁 등 다른 문화유적들도 내진 설계에 따라 건설됐다. 일반건물도 오래된 것일수록 견고하게 세워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 지진에서 50년 이상된 옛 건물들은 거의 부서지지 않았다.
/이스탄불=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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