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비난하면서 제도를 이용하는 머리좋은 상업 가수인가, 아니면 비난을 삼켜 더욱 성숙하는 N(Net)세대의 기수인가.「얼굴 없는 가수」 「사이버 공간의 서태지」등으로 불리며 올 초 가요계 최대 화제의 인물이 된 조PD(조중훈·23). 지난해 말부터 통신 MP3의 음악파일로 인기를 얻기 시작, 뚜렷한 방송 홍보 없이도 30만장의 음반을 팔아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그가 24일부터 2집 「조PD 스타덤_버전 2.0」을 발매하기 시작했다. 발매 첫날 서울 강남 한 레코드점에서 이뤄진 팬 사인회엔 무려 400여 명의 팬이 몰려와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1집에서 남성성기를 뜻하는 욕설과 기성 세대의 허위 의식을 질타하는 강렬한 사운드로 폭발적 인기를 모았던 그는 2집에선 「순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린 팬들로부터 많은 팬레터를 받았는데, 그들이 거친 내 가사를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했다. 그래서 2집에선 한번 더 생각하는 자세로 임했다」는 게 변신 이유. 훨씬 점잖아진 그의 음반에서 변화를 일깨우는 대표적 노래는 「Fever」와 「악동이」. 암울한 느낌의 테크노와 트립합(힙합 리듬의 몽환적 사운드)을 주조로 한 노래이다.
그러나 그가 사회를 향한 더듬이를 완전 상실한 것은 아니다. DJ들과 엉터리 댄서들이 만드는 힙합의 불만스러움을 가사에 넣어 노래하면서 그는 더듬이를 예의 곤두세우고 있다.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지만, 욕설섞인 힙합에서 고급스런 테크노로 변신하고 있는 점, 그리고 「방송 심의」를 의식한 듯 비판의 수위를 한결 낮춘 것이 특징. 「비판적」 이미지만 버리지 않았다. 바로 이점 때문에 옹호론자들은 조PD가 한결 성숙했다고, 비판론자들은 「영악한 상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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