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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법원장 전격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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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법원장 전격 사퇴

입력
1999.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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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암살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살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같다. 법원은 죽었다』 세실리아 소사 고메즈 베네수엘라 대법원장이 24일 「법원의 사망선언」과 함께 전격 사퇴했다.그가 지칭한 제헌의회는 이른바 베네수엘라판 「유신(維新)」을 단행하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전위기구이다. 지난 7월 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된 제헌의회는 첫 조치로 사법적 비상 사태를 선포한 뒤 23일 판사 해고권 및 법원 조사권을 자체에 부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안에 따르면 부패 등의 이유를 들어 판사의 절반가량을 직무 정지시키거나 해임할 수 있다. 제헌의회는 또 이번주중으로 입법적 비상사태를 선포, 국회의 권한 대부분을 귀속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고메즈 대법원장은 3권분립의 민주원칙을 깬 초법적 국가기관의 출현에 저항, 스스로 법복을 벗어 던진 것이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국민 대다수는 소사 대법원장의 사퇴에 곱지 않은 시각이다. 이반 린콘 부대법원장조차 『법원은 해산되지 않았으며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며 그의 돌출행동을 비난했다.

한마디로 올해 2월 취임한 좌파계열의 차베스 대통령이 추진하는 사회혁명을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는데도 부패한 우익 기득권층이 저항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사법부의 경우 만성적인 부정으로 인해 현재 2만3,000명의 수감자중 9,700명만이 유죄를 선고받았을 정도로 사회개혁의 주된 대상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독재에 항거하는 한 의로운 행동도 부패로 얼룩져온 집권·기득층에 대한 국민들의 깊은 불신앞에 빛이 바래고 만 것이다.

/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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