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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신은철] 치명적 퇴행성 관절염 불구 '재기 불꽃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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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신은철] 치명적 퇴행성 관절염 불구 '재기 불꽃투혼'

입력
1999.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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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내 아마추어 복싱 라이트급의 최강자였던 신은철(27)이 눈물의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지겹게 따라다닌 병마와 싸우다 지쳐 운동을 그만둔지 6개월, 시드니행 막차를 탈수 있을지도 장담할수 없지만 신은철은 어머니 영전에 금메달을 바치기 위해 샌드백을 다시 두드리기 시작했다.95년 라이트급 국가대표로 선발된 그는 96년 애틀랜타올림픽 8강에서 탈락했지만 탁월한 실력으로 한국복싱의 기대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복싱만을 생각하던 그에게 선수로는 치명적인 「양팔꿈치 퇴행성관절염」 진단을 받은 것은 96년. 의사는 그에게 복싱을 그만둘 것을 권했다.

그러나 신은철은 충남 예산에 남아있는 홀어머니 구일순씨 생각에 글러브를 벗을 수가 없었다. 팔을 뻗을 때마다 팔꿈치에 참을수 없는 통증이 밀려왔으나 이를 악물고 97년 세계선수권, 98년 방콕아시안게임서 동메달을 따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뭔가 할수 있을 것 같았지만 더이상 팔꿈치 통증을 참을수가 없었다. 신은철은 지난해 12월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운동을 그만두고 말았다. 막내가 운동에 전념할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던 홀어머니에게 미안했고 앞날에 대한 두려움도 컸지만 이런 몸상태로 더이상 운동을 한다는게 무의미했다.

그러던 그에게 5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어머니 구일순씨가 동네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것. 20여일간 병간호를 했지만 끝내 세상을 뜨고 말았다.

신은철은 고민했다. 가족중 유일하게 운동을 하라고 권했고 진심으로 돌봐줬던 어머니. 신은철은 이대로 운동을 끝내면 저세상에 가서 어머니를 제대로 볼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다시 시작하자. 신은철은 7월 방 한구석에 쳐박아놨던 글러브를 찾아 끼고 개인훈련에 들어갔다. 목표는 9월에 있을 전국체전. 현재 충남도대표로 대천에서 하루 6시간씩 맹훈련을 하고 있다.

신은철은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라고 하지만 그럴경우 선수생활을 포기해야 해 요즘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미련한 짓인줄 알지만 꼭 세계무대서 금메달을 따내 어머니 영전에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신은철은 올해 라이트급이 올림픽 티켓을 따지 못할경우 내년 국가대표선발전에 참가, 시드니행에 마지막 불꽃을 태울 각오다.

이범구기자

lbk121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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