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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장면의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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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장면의 재평가

입력
1999.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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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가 유홍렬은 생전에 운석(雲石) 장면(張勉)을 『온유하나 불의를 보면 몸까지 던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정치하기엔 너무나 고결했다」는 세평을 반박하는 인물평이다. 청렴, 온화한 성품의 그가 불의에 강인하게 맞설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그의 종교적 신념 때문일 것이다. 운석연구회와 기념회는 그의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여 27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강당에서 학술회의를 연다. 5·16쿠데타세력에 의해 「우유부단한 정치인」 「부패한 정권」으로 매도됐던 그와 제2공화국에 대한 역사적 실체가 재조명된다.■이미 학계에선 장면정권에 대한 5·16세력의 「폄하」가 근거없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드세다. 그 이유로 5·16세력이 제2공화국이 마련했던 경제개발 5개년계획등을 「원용」한점, 비록 신·구파간 갈등양상이 있었다고는 해도 실상보다는 부풀려진 점등을 든다. 무엇보다도 장면정권의 무능·부패를 거사이유로 내세웠던 5·16세력이 실은 제2공화국 이전부터 쿠데타음모를 계획하는 등 집권야욕에 불타고 있었다는 점이다.

■정권 관리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을 듯 싶다. 그렇게 믿었던 장도영 육참총장의 배신, 쿠데타군을 피해 숨어든 칼멜수녀원에서의 잠적 54시간등은 장면을 유약한 정치인으로 비쳐지게 한다. 그러나 비난받아야 할 세력은 합헌적 정권을 무력으로 뒤집어 엎은 쿠데타세력이지, 쿠데타를 막지 못한 문민정권은 아니지 않는가.

■얼마전 국민회의 정대철부총재가 펴낸 책자 「장면은 왜 수녀원에 숨어 있었나」는 각종의문에 대한 역사적 증언이다. 『쿠데타 수습노력을 포기한 것은 박정희 배후가 최경록·정일형인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라는 탄식은 저자가 장면으로부터 직접 들은 내용이다. 두 사람 모두 장면정권의 기둥이었다. 어쨌든 국민의 정부의 원조격인 제2공화국의 실체가 올바른 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노진환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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