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코카사스 지방을 뒤흔들던 포성이 마침내 멈추었다. 체첸에서 러시아 연방의 다게스탄으로 넘어들어 국경지방 5∼6개 마을을 점령하고 이슬람 자치공화국을 선포했던 회교반군이 러시아군과 이주일 이상의 교전끝에 작전상 후퇴를 결정한 것이다.반군 지도자 샤밀 바사예프가 23일 「다른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퇴각을 명령한 이후 러시아군은 반군의 최후 점령지 탄도마을을 수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로써 94∼96년 체첸사태이후 러시아내 최악의 교전으로 기록되고 있는 다게스탄 사태가 일단은 마무리됐다. 또 이주일 내에 사태를 종결시키겠다고 공언한 블라디미르 푸틴 신임총리에게도 힘이 실리게 됐다.
그러나 반군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바사예프가 『조만간 다른 지역에서 놀랄만한 반격을 가할 것』 이라고 공언하고 있어 아직 코카사스의 비극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다. 특히 다게스탄에는 러시아군이 한번도 접근하지 못한 카라마클 등 회교원리주의 반군의 근거지가 남아있다. 96년 이후 체첸에서 이동한 반군들은 이슬람교도가 절대다수인 다게스탄에 회교 독립공화국을 건설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현재까지 체첸의 지위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다게스탄마저 잃어버릴 것을 우려, 대규모 정규군을 다게스탄에 진주시키고 있다.
바사예프가 거느린 반군은 1,000∼2,000명 정도로 러시아군에 대적할 규모가 아니지만 국제적인 회교단체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사예프는 퇴각 명령이후에도 『산간마을 몇개를 잃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언제든지 군사행동을 벌일 준비가 돼있다』고 말해 모스크바의 근심을 부채질 하고 있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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