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지진 발생 일주일째인 23일 생존자 구조및 시신발굴이 주춤한 가운데 피해지역에서 전염병창궐을 우려한 주민들의 대규모 탈출행렬이 시작됐다. 터키 당국은 지금까지 공식 사망자수를 1만2,148명, 부상자는 3만4,448명이라고 확인했지만 아직도 건물잔해 속에 매몰된 3만여명의 사망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한선무역 이스탄불 지점장인 김병일(金炳一·37)씨가 20일에 이어 두번째 현지표정을 전해왔다.터키정부와 각국 구조대는 더이상의 매몰자 구조가 불가능하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미 건물 잔해 등을 제거할 중장비 및 관련인원에 대한 징발명령도 내려져 있다. 특히 전염병 창궐이 우려되자 구호중지와 철거명령은 더욱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의 이같은 구조작업 종결 조치가 알려지면서 터키의 민심은 더욱 흉흉해 지고 있다. 부모 형제들이 잔해속에 묻혀 생사여부를 알 길 없는 피해자 가족들은 민중봉기라도 일으킬 듯한 태세다. 지진 발생 5일만에 이재민을 위한 텐트가 늑장설치되고 주말과 휴일에 걸쳐 더이상의 생존자 구조 소식이 들리지 않는 것도 국민들의 원성을 사고있다.
21일에는 외국 의료진의 추가입국을 불허하겠다는 터키 보사부 장관의 폭탄발언이 국민들의 분노를 증폭시켰다. 외국 의료진의 입국으로 행정이 더욱 번거로워질 뿐이며 터키에도 그 정도의 의료장비는 충분하다는 이유로 나온 조치에 따라 실제 벨기에의 의약품이 이즈밀에 도착하고서도 통관이 되지 않았다. 조만간 터키로 입항할 미국 병원선도 보사부 장관의 거부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 의료진들과 구호단체들까지 당황하게 만든 조치에 국민들은 거의 할말을 잊어 버렸다.
이에따라 야로바시의 자매도시인 수원시가 22일 파견키로 한 의료봉사단 22명의 도착도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게 됐다.
한편 한국 119구조대는 23일에도 골주크시에서 필사적인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생존자는 찾지 못하고 시신만 23구 발견했다. 이날 오전부터 할르데레지역 아파트 붕괴현장에서 구조작업에 나선 한국구조대는 50대 여인의 시신을 발굴했다. 구조대가 시신을 꺼내자 유족과 주민들은 박수로 고마움을 표시했으며 자원봉사자로 현장에서 일하던 터키 대학생들은 첨단장비를 갖춘 119구조대의 활동을 배우기 위해 한국에 연수를 가고싶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 교민들도 119구조대를 지원하기 위해 3인 1조로 자원봉사대를 조직하여 공항에서 파상풍 예방접종을 하는 등 4일째 교대로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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