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 법사위의 「옷로비」 청문회 증인신문에서는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여)씨의 불출석을 놓고 여야간에 공방이 벌어졌다. 정씨는 건강문제를 이유로 증언 일자를 25일로 하루 늦춰달라고 국회측에 요청했다. 정씨는 23일 목요상(睦堯相)법사위원장에게 진단서를 첨부한 청원서를 보내 『지병인 고혈압과 그에 따른 합병증으로 심신을 가누지 못해 입원 치료중』이라며 『25일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꼭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협심증도 있는 만큼 변호사 대신 남편이 동반입회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고 건의했다.이날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정씨가 나오지 않은 것은 연정희(延貞姬)씨와 마주 보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 등도 『이번 사건의 핵심은 높은 분에게 20여년간 옷을 대줬다고 과시하면서 높은 자리에 간 사람에게 옷을 보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옷값을 대납토록 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을 정도였던 정씨에게 있다』며 정씨의 출국금지 조치를 요청했다. 그러자 국민회의 조찬형(趙贊衡)의원은 『위원장이 재차 오늘 나오도록 요구했는데도 불구하고 안나온 것으로 볼 때 아주 상태가 심한 것 같다』며 정씨를 은근히 두둔했다.
목위원장은 이날 낮 간사회의를 가진 뒤 『정씨가 만일 내일도 불참할 경우에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하고 대신 정기국회때 정씨를 출석시켜 신문하기로 3당간에 합의를 봤다』고 밝혔다. 관련법에는 불출석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있다. 정씨의 남편 정환상(鄭煥常)씨는 국회 관계자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아내가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깜짝깜짝 놀라는 등 정신불안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내일은 죽는 한이 있어라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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