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맺어진 자매」이자 「형님 아우 하는 사이」였던 배정숙씨와 연정희씨의 사이에는 이제 사랑은 말라버리고 미움만 남았다. 24일 법사위 증인으로 출석한 연씨는 사건 후 배씨의 입원병실을 찾아간 것과 관련, 『정말 가고 싶지 않았으나 이은혜씨(김정길 당시 행자부장관 부인)가 가자고 해서 간 것』이라며 설득 목적이 아닌, 인간적인 문병이었음을 주장했다.연씨는 『이렇게 모함받은 상태에서 설득할 이유가 뭐가 있나』『괘씸하기도 했다』며 배씨에 대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을 뿐 아니라, 배씨의 증언에 대해서도 『본인이 한 말을 모두 내가 한 것처럼 얘기하더라』고 일축했다. 『앙드레 김과 나나부티크 모두 연씨가 가자고 해서, 또 오라고 해서 간 것』이라는 배씨 진술에 대해서도 연씨는 『배씨와는 라스포사에도 같이 가지 않았다. 가 보니 와 있더라』고 정면 반박했다.
그러나 배씨는 전날 증언에서, 검찰조사 때 『연씨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책임을 나에게 뒤집어 씌운다』고 항변했음을 시인하면서 『내가 안한 말을 자꾸 한 것으로 (검찰이) 몰고 가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했다』는 말로 연씨에 대한 원망을 숨기지 않았다. 배씨는 연씨에 대한 감정을 묻는 특위위원의 질문에 『연씨도 선의의 피해자 아니겠나』고 애써 너그러운 자세를 보이려 하면서도, 『검찰수사가 연씨를 봐주기 위한 짜맞추기 수사로 생각하나』는 신문에는 『지금도 내 마음 속에는 그런 생각이 있다』고 앙금을 표출했다. 「김치가 맛있으면 나눠주고 만두를 빚다가도 생각나면 갖다주었던」(연씨 진술) 좋은 시절의 언니동생은 이렇게 어려운 시절의 원한받이가 돼가고 있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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