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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사민당] '제3의 길'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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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사민당] '제3의 길' 휘청

입력
1999.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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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환도(還都)시대를 연 독일 집권 사민당이 다음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좌우갈등이 격화되고 지지율마저 떨어지는 위기에 처했다.사민당내 좌우갈등은 지난 6월8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제3의 길」 선구자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공동으로 「유럽 사회민주주의가 전진하는 길」이란 문서를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두 총리는 이 문서에서 『지금까지의 사회적 공평에의 길은 고액의 공공지출에 의존해왔다』고 비판하며 사민주의 기본이념을 뜯어고칠 것을 제창했다. 슈뢰더 총리는 이어 6월23일 복지삭감과 법인세인하 등 재정개혁안을 각의에서 결정, 의회 상정을 선언했다. 좌파는 『사민주의의 기본을 흔드는 신자유주의 정책』이라며 즉각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슈뢰더 총리는 『경제정책에는 좌도 우도 없다. 새로운 것인가 낡은 것인가의 차이만 있다』며 중도 노선의 개혁을 부르짖었다.

7월들어 논쟁은 85년 이래 사민당이 집권해온 자를란트주의 라인하르트 클림트 주총리가 『사회적 공정을 추구하는 사민주의의 전통을 잊지 말라』는 경고서한을 슈뢰더 총리에게 보내며 격돌양상으로 번졌다. 8월에는 전통적인 사민당 지지세력인 독일 노조총연맹(DGB)이 『현 정부가 너무 기업 편만 든다』며 야당인 기민당과의 사안별 협력의사를 밝히고, 보수정당인 자민당이 사민당과의 연정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정계개편 조짐까지 드러나고 있다.

노조, 청년사회주의동맹(JUSO), 구동독 출신 등이 중심인 좌파는 특히 이대로는 다음달 5일 자를란트와 브란덴부르크를 시작으로 튀링겐, 작센등으로 이어지는 9, 10월 지방의회 선거에서 이길 수가 없다는 위기인식이 팽배해 있다. 실제로 98년 9월 총선에서 40.9%를 득표했던 사민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0%로 격감했다. 복지삭감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에다 당의 정체성 혼란이 겹쳐진 결과다. 역사적인 베를린 천도도 빛을 잃는 분위기이다. 당내 좌파의 리더인 오스카 라퐁텐 전 총재가 슈뢰더를 신자유주의에 경도됐다고 비판하는 저서를 곧 발표할 예정이어서 사민당의 노선논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신윤석기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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