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아·태경제협력체(APEC) 외교에서 포인트는 북한 미사일문제 등 국제안보 현안이 될 전망이다. 김대통령은 APEC 회의에 앞서 클린턴 미대통령,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총리와의 3국 정상회담을 갖고 당장의 현안인 북한 미사일의 해법을 도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경제위기 극복에 매달려있던 지난해만 하더라도, 김대통령의 APEC 외교는 온통 금융과 경제협력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 한국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든 금년에도 금융과 경제는 여전히 중요한 테마이지만, 아무래도 북한 미사일문제가 우선 순위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3국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또 발사하지 않기로 했을 때 상응하는 대책이 구체적으로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담 외에도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추진중이며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신임총리가 참석할 경우 한·러 정상급 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APEC 무대에서 4강 외교가 활발히 펼쳐지는 셈이며 그 지향점은 북 미사일 해결을 포함, 한반도 평화구조 정착이다. 김대통령은 이런 정상외교를 통해 북한 미사일문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동북아 다자안보기구의 구성을 위한 분위기 조성까지 도모할 계획이다.
APEC 회의 자체도 상당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발족한 지 10년이 되기 때문에 이번 APEC 회의는 과거를 평가하고 향후 과제를 설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김대통령도 이를 인식, APEC 회의에서 단기간의 경제위기 극복경험을 소개하면서 재벌개혁 금융개혁 부패척결의 지속적 추진을 역설할 방침이다. 김대통령은 아울러 APEC를 경제협력체라는 수준에서 아·태지역의 공동체로 발전시키고 APEC내 국가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중산국을 육성하자는 제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높이고 APEC에서 위상을 제고할 것이라는 게 외교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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