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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넘은 골수이식] 中환자에 한국청년 '사랑의 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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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넘은 골수이식] 中환자에 한국청년 '사랑의 골수'

입력
1999.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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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초월한 인간애가 24일로 한중(韓中) 수교 7주년을 맞는 양 국민에게 흐뭇한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인 이모(30·청소년 연맹근무)씨가 급성 임파 백혈병으로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중국 청년에게 골수를 제공키로 해 꺼져가는 고귀한 생명을 살려낼 수 있게 된 것이다.비교적 건강했던 중국인 청년 하우 펑 페이(29·미IBM근무)가 갑작스런 고열로 쓰러진 것은 98년 11월. 베이징(北京) 의과대학 부속 런민(人民)병원 진단 결과, 임파 백혈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가족 모두가 골수를 제공하겠다고 나섰으나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왔다. 13억 인구의 중국이지만 골수은행이 없어 골수 기본타입이 맞는 제공자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대만, 홍콩까지 수소문했으나 헛수고였다.

소문은 베이징에서 한중크리닉을 운영하는 한국출신 화교의사 근만홍(勤萬紅·36)원장에게 들어갔고, 그의 주선으로 골수가 같은 이씨를 찾아냈다. 이씨는 오래전에 가톨릭의대 골수은행에 골수기증자로 등록해둔 상태.

하우씨의 딱한 소식을 접한 이씨는 이식수술에 기꺼이 동의했고, 7일 가톨릭 의대에서 실시한 혈액, 방사선, 심전도, 간기능 검사 등에서 모두 합격판정을 받았다.

이씨가 골수 기증자로 등록하게된 것은 몇해전 백혈병에 걸렸다가 살아난 「성덕바우만」의 이야기를 접하게 된 것이 그 계기. 이씨는 당시 골수기증자로등록한 많은 직장 동료들 중에 자신의 골수가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데 쓰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부끄럽다는듯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씨의 골수는 내달초 적출돼 중국으로 보내지며 이식수술은 내달중, 늦어도 10월초엔 시행된다. 집도는 중국에서 골수이식에 처음으로 성공했던 런민병원 혈액병 연구소장 뤄 뚜오 페이(陸道培·60)교수.

생명을 다시 얻게 된 하우씨는 『이씨에게 너무 감사하고 빨리 회복해서 나를 살려준 한국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술을 주선한 勤원장은 『큰 결심을 한 이씨가 고맙다』며 『이번 수술을 계기로 한중간에 골수를 주고 받게 된다면 한국환자들에게도 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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