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정서와 뉴스-신문보도의 10가지 문제점 /박영상 김정기 지음「많은 국민들은」이라거나 「…라는 지적이 많다」는 문구는 한국 신문이나 방송에 흔히 등장하는 표현이다. 언론의 이런 주장이 모두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른바 국민정서를 「빙자」해 특정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광고주인 재벌 등 기득권층의 이익을 옹호하거나, 이성적이지 못한 국민 감정에 휘말리는 보도에서 이런 오류를 흔히 발견할 수 있다.
개혁은 문제가 무엇인지 아는 데서 시작한다. 한국 언론의 문제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박영상 원장과 언론학과 김정기 교수는 이 책에서 한국 언론, 특히 신문의 비뚤어진 보도 행태를 10가지로 분석했다. 국민정서를 빙자한 보도를 비롯해 모방과 동조, 극화, 선정(煽情), 책임 회피, 기회주의, 앞지르기, 부정확과 단편성, 색안경을 끼고 보는 차별적 보도 등. 경우마다 여러 신문의 사례까지 꼼꼼하게 붙어 있다. 독자들은 객관성의 포장에 가려진 언론 보도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고, 언론인들은 비판 없이 이루어진 취재와 보도 관행을 되돌아 볼 기회를 만들어 준다.
「뉴스는 만들어진 사실」이라는 시각 아래 지은이들은 정당한 논리와 신념으로 가득찬 가장 주관적이고 전문적인 언론인만이 객관성이 높은 보도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삼성언론재단 발행. 5,000원.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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