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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로비청문회] 배씨, "성경에 손을 얹고" 억울함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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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로비청문회] 배씨, "성경에 손을 얹고" 억울함 호소

입력
1999.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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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 옷로비사건 청문회의 핵심 증인은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씨. 병색이 가득한 배씨는 증인선서 때만해도 목소리가 떨렸고 말도 더듬었으나 막상 신문이 시작되자 비교적 차분한 어조로 답변했다.배씨는 그러나 검찰수사에 대해서는 『결단코 아니다』 『성경에 손을 얹고』 등의 표현을 써가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2,200만원 대납요구 등에 대한 추궁에는 울먹이며 강하게 부인한 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인정을 안하는 등 검찰수사가 나한테 뒤집어 씌우는 쪽으로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곳곳의 답변에서 일이 이렇게까지 확대된 책임을 은근히 연정희(延貞姬)씨에게 떠넘기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배씨는 A4용지 4장 분량의 메모를 준비, 날짜 등을 일일이 확인해가며 답변했고, 미묘한 사안은 옆에 앉은 박태범(朴泰範)변호사와 상의했다.

메모에는 단호한 어조로 답할것 본인에게 해당되는 사항만 얘기할 것 등의 「답변시 유의사항」과 비오는 날 우산을 준비하라는 말은 확대해석한 것 같다 검찰조사는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등의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이 적혀있었다.

배씨는 장시간의 답변이 힘에 부친 듯 간혹 말을 끊고 기침을 하기도 했다. 방청석에는 배씨의 상태를 우려, 국회 사무처 소속 간호사가 휴대용 보조호흡기를 준비해 대기했다.

7시간에 걸친 신문이 모두 끝난 뒤 변호인과 여동생의 부축을 받고서야 간신히 일어선 배씨는 기자들에게 『피곤하지만 진실을 말할 수 있어 홀가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씨는 그러나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실신, 운전기사의 등에 업혀 승용차로 옮겨졌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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