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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기행] 성서로 만나는 길고 긴 예수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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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기행] 성서로 만나는 길고 긴 예수의 시대

입력
1999.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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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작가며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는 이누카이 미치코(犬養道子·78)씨는 「성서이야기」라는 책으로 국내에도 이름이 꽤 알려져 있다. 「로마인 이야기」의 시오노 나나미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한길사에서 나온 「성서이야기」 5권은 지금까지 7만 권이 팔렸다. 성경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에다, 이 책이 성경의 이야기를 문학과 철학, 신학의 지식을 곁들여 가며 쉽고도 꼼꼼하게 설명해주었기 때문이다.이누카이씨는 「성서이야기」 말고도 구약과 신약성서가 이루어진 배경, 그리고 예수의 삶을 다룬 「성서기행」이라는 책도 냈다. 이 책이 최근 한길사에서 번역되어 나왔다. 책의 글은 원래 패션지 「마리 클레르」 일본판에 연재했다. 하지만 패션지에 연재한 대중적인 글이어서 허투루 쓰여진 줄 알면 오산이다. 번역 책 3권이 모두 1,300여 쪽이고, 성경 발굴에 관한 에피소드들로 재미있게 시작하지만, 책 속에 발을 들여놓으면 치밀한 고증과 문서 대조, 성경이 탄생할 당시의 민족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게 된다. 지은이가 직접 성지나, 성서 유적 발굴지역을 둘러보며 보고 느낀 점들, 기록으로 남은 교역사와 정치, 역사를 꿰뚫는 접근도 돋보인다.

「우리는 이제 길고 긴 여행을 떠난다」로 성서 기행의 운을 떼면서 작가는 바로 이 여행의 목적에 답하고 있다. 예수의 사적과 언행을 기록한 사람들은 여럿이었고, 그에 따라 성서의 내용도 조금씩 다르지만 차별없이 그 성서들을 관통하는 주제가 있다. 「온 인류를 세기를 통해 하나로 묶는 영혼, 하나님의 말씀과 언약을 받아들여 응답하는 마음과 실천」이다.

제1권 「구약편」은 거대한 규모의 인류문화와 정신문화의 씨앗을 내장한 성서를 잉태한 땅은 어떠한 곳이며 그 민족은 어떤 사람들인가를 밝히고 있다. 구약시대가 끝나고 아직 신약시대가 시작하지 않은 과도기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다룬 「구약과 신약 사이」(2권)를 지나 3권 「신약편」에 이르면 예수의 감동적인 생애를 만날 수 있다. 예수의 길을 준비한 세례 요한,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예수의 부활 예고, 유다의 배반, 최후의 만찬,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고뇌, 아들을 잃고 고통받던 어머니 마리아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마지막 권 「성서와 여성」은 곧 출간된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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