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경마장 주변은 주말이면 무법지대로 변한다. 무허가 주차장들이 간이식당 포장마차와 어울려 북새통을 이루는데도 주민들은 항의 한번 제대로 못한다. 업자들 대부분이 폭력배와 연계돼 있어 보복이 두려운데다 경찰도 단속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주민 신모(34)씨는 『경마가 끝나는 시간이면 아수라장으로 변한다』며 『부녀자들과 청소년들은 일부러 먼 지역으로 돌아 다니거나 아예 외출을 삼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주차장마다 보통 10여명의 「어깨」들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어 말도 못 꺼낸다』고 말했다.
불법주차장이 생겨나는 이유는 경마장을 찾는 4만여명의 인파가 경마장을 찾는 7,000~8,000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 따라서 대부분 차량들은 1만원의 주차료를 내고라도 경마장 외부 그린벨트지역의 불법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다.
과천시청도 수시로 고발조치를 해보지만 업주들의 교묘한 대응과 협박에 속수무책. 시 관계자는 『경찰에 고발하고 검찰로 넘어가 수사를 벌이는 몇개월동안 업주들은 계속 영업할 수 있고, 하루수입이 300만~400만원인데 반해 처벌은 수백만원의 벌금형에 불과해 단속에는 눈도 꿈쩍않는다』며 『고발을 하면 영락없이 협박을 해 와 목숨까지 걸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3차례 고발당하면 폐쇄조치가 이뤄지지만 명의를 변경해가면서 영업하고 있어 무허가 주차장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과천시는 올해만 18개소 1만133㎡의 주차장을 고발했지만 영업을 포기한 업소는 한 곳도 없다. 경찰관계자는 『단속 근거는 무단형질변경과 무허가영업 뿐』이라며 『업자들의 불법 및 폭력행위에 대해 주민들이 신고하지 않을 경우 조치가 어렵다』고 전했다.
주민들사이에서 「폭력배-시청-경찰」이 뇌물커넥션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일고 있다. 광장마을 한 주민은 『무허가 비닐하우스 하나라도 보이면 득달같이 달려오는 공무원들이 공개된 불법영업을 근절하지 못하는 사정이 궁금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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